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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정연기가 돋보인 감각적인 퀴어영화
2018년 국내 개봉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퀴어 영화로 각본,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주제가상 총 4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주연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는 22세의 나이로 역대 세 번째 최연소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고 특히 영화의 제작, 각색, 각본에 참여한 '제임스 아이보리'는 각색상을 수상하였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그해 89세의 나이로 '최고령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연출한 '루크 구아다니노' 감독은 <아이 엠 러브>(2011), <비거 스플래쉬>(2016)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는 금지된 사랑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잘 보여준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혈기왕성한 소년 '엘리오'와 우연히 만나게 된 손님 '올리버'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엘리오는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여름 방학을 맞아 가족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고고학 교수인 그의 아버지를 돕기 위해 온 대학생 올리버와 만나게 됩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와 함께 지내며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사랑이란 감정을 갖게 되고 점차 깨닫게 됩니다. 시간에 점점 흐르면서 엘리오와 올리버는 서로에 대해서 점점 더 끌리게 되고 서로의 욕망에 대해서 탐색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 등으로 인해 부담을 느낀 올리버는 엘리오에게 이별을 고한 뒤 자신의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첫 이별을 겪고 홀로 남게 된 엘리오는 아름답고도 아픈 첫사랑의 감정을 마무리합니다. 영화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첫사랑을 경험한 엘리오의 순수한 감정적 여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 같은 이탈리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독보적인 영상미를 보여주었고 두 남자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잘 담아내어 퀴어 영화로서 LGBTQ 장르에서 중요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할리우드의 대세로 떠오른 신예 배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할리우드의 신예 배우였던 '티모시 샬라메'와 영화 <소셜 네트워크> 등의 굵직한 작품에서 조연을 맡았던 '아미 해머'가 주연을 맡아 독보적인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영화 <인터스텔라>에 주인공 아들역으로 잠시 등장하였지만 그 당시 신인에 불과하였던 '티모시 샬라메'를 단숨에 전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게 만들어 준 작품입니다. 티모시 샬라메의 신선한 마스크와 특유의 나른한 연기는 복잡하고도 아름다운 첫사랑의 감정을 겪는 17세 소년 '엘리오'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잘 표현하였고 그로 인해 비평가들의 찬사와 유수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으며 전 세계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마니아층 형성에 큰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이후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에 '로리 로렌스'역으로 출연하였고, 세계적인 거장 감독인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작 <듄> 시리즈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남배우 중 한 명으로 우뚝 섰습니다. '올리버'역을 연기한 아미 해머도 다수의 굵직한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하였지만 주연 배우로서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출연하여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193cm라는 큰 키를 소유한 그는 상대적으로 작은 깡마른 체구의 티모시 샬라메와 피지컬적으로도 큰 케미스트리를 보여주어 영화팬들을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엄청난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연예계에서 퇴출당했고 그로 인해 영화팬들의 열성적인 바람이었던 속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 제작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가장 핵심적이고 은유적인 장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가장 유명하고 화제가 된 장면 중 하나는 흔히 '복숭아 씬'이라고 불리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영화 내에서 주인공 엘리오의 성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원작 소설에서도 가장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찬사와 동시에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지만 영화를 본 팬들과 비평가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 중에서 엘리오는 올리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혼란스러워하던 와중 혼자 있던 방안의 책상 위에서 잘 익은 복숭아를 발견하고 복숭아 중간에 구멍을 뚫은 뒤 그것으로 성행위를 하게 되고 이후 방에 들어온 올리버에게 그것을 들킨 후 기쁨, 혼란, 수치심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장면은 '복숭아'라는 은유적인 매개체를 통해 17세 혈기왕성한 소년의 성적 호기심을 보여주고 서로에 대한 감정으로 혼란스러워 하던 올리버와 엘리오 두 사람이 서로 감정을 마주하고 교류하며 하나로 만들어주는 가장 핵심적인 장면입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의 복숭아 장면과는 조금은 다르게 나와 원작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복숭아 장면을 두고 원작 소설 독자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장면 전체를 삭제하는 것까지 고려했지만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를 도약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알기 때문에 너무 선정적이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영상화하기 정말 어려운 장면이었지만 티모시 샬라메의 섬세하고도 헌신적인 연기 덕분에 복숭아 장면이 완성되었다고 말하며 그를 극찬했습니다. '복숭아 씬' 다음으로 화제가 된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올리버와 헤어지고 몇 달 후에 그와 전화 통화를 한 뒤 엘리오가 벽난로 앞에 앉아 그와 함께 보낸 여름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카메라는 말없이 앉아 눈물을 흘리는 엘리오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끝난 줄로만 알았던 사랑의 감정이 사랑했던 사람과의 전화 통화로 인해 다시 되살아 나고 여전히 그를 사랑하지만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기에 아픔을 느끼는 장면입니다.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티모시 샬라메의 섬세한 연기력이 가장 극대화하여 보인 장면으로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표정만으로 첫사랑을 끝낸 소년의 복합적인 감정을 잘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