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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Marnie Was There poster

파란 눈을 가진 두 소녀의 특별한 만남

2014년에 국내 개봉한 '추억의 마니'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로, '마루 및 아리에티'의 감독을 맡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조안 G. 로빈슨의 소설 'When Marnie Was There(거기에 마니가 있었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추억의 마니'라는 일본 번역 제목으로 개봉되었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 제작팀의 마지막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발표되어 많은 영화팬들과 지브리 팬덤의 기대를 받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요약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추억의 마니>는 '사사키 안나'라는 파란 눈을 가진 소녀와 금발의 미소녀인 '마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안나는 천식을 앓고 있으며 친구가 없고, 입양아동으로 가족에게 쉽사리 정을 붙이지 못하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입양을 한 새엄마 '요리코'를 증오하고 있습니다. 안나는 요양을 이유로 여름방학 동안 삿포로를 떠나 시골 해변마을의 친척집으로 보내집니다. 그곳에서 안나는 습지 중앙에 위치한 버려진 대저택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금발의 미소녀이자 안나와 마찬가지로 파란 눈을 가진 마니를 만나게 됩니다. 사람에게 쉽사리 마음을 잘 열지 못했던 안나는 마니에게 특별히 마음을 열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비밀을 공유하며 특별한 친구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안나는 마니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인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인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워서 하고 대저택에 새로 이사를 온 소녀 '사야카'와 호숫가에서 항상 저택을 그리는 할머니인 '히사코'를 통해 마니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추억의 마니>의 전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 신진세력의 작품

<추억의 마니>는 지브리의 수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작에서 물러나고 제작된 작품으로서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스타일과는 다른 결의 작품이지만,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포진한 스튜디오 답게 뛰어난 작화 배경과 동화 같은 색감은 단연코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와 안나와 마니의 관계의 반전스토리, 두 주인공의 가슴 아픈 이야기 등으로 많은 지브리 팬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미야자키 하야오가 참여하지 않은 작품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호평과 더불어 혹평도 이어졌는데 기존의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스타일의 난해한 스토리와 원작의 내용을 부자연스럽게 각색하였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자국인 일본 내에서 지브리 하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는 상징성이 워낙 강한 탓에 <추억의 마니>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이지만 신진 세력의 작품이라는 점으로 인해 개봉 이후 큰 흥행성적을 내지 못하였습니다. 요네바야시 감독의 전작인 '마루 및 아리에티'의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참여한 영화였기 때문에 흥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작품성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는데,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도 영화를 보고 호평을 남겼다고 합니다. 영화 제작의 비하인드로 요네바야시 감독이 '마루 및 아리에티'를 제작할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집요한 감시와 감독 아래 영화를 제작하였기 때문에, 이번 <추억의 마니>를 제작하면서 그때 쌓였던 못다 한 한을 다 풀고 제작을 하였고 그로 인해 작품의 퀄리티가 좋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후일담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영화의 결말

영화의 후반부에서 안나는 마니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마니는 안나의 환상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이 아닌 대저택에서 실제로 살았던 실존 인물이자, 바로 그녀의 외할머니였던 것입니다. 대저택으로 새로 이사를 온 사야카가 저택에서 그림액자를 발견하는데, 그 그림액자는 호숫가에서 저택의 그림을 그리던 할머니인 '히사코'가 어릴 적 안나에게 건네준 것이었습니다. 안나와 사야카는 히사코에게 찾아가서 마니에 대해서 묻고, 히사코는 어릴 적 마니와 친구 관계였음을 밝히고 마니의 기구한 사연을 들려줍니다. 마니는 실제로 대저택에서 나고 자란 인물로 안나가 마니의 삶이 행복해 보인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마니는 부모님의 무관심 속에 매일 같이 하녀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된 마니는 소꿉친구였던 가즈히코와 결혼을 하여 삿포로로 떠났는데, 불행하게도 남편 가즈히코가 결혼한 지 얼마 안돼서 병을 세상을 떠났고 경제적인 능력을 상실한 마니는 하나뿐인 가족이자 딸을 홀로 기숙사에 보내고 자신은 요양원으로 가게 됩니다. 마니의 딸 에미리는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여 점점 삐뚤어지기 시작했고 이후 둘은 점점 더 관계가 나빠졌습니다. 에미리는 엄마 마니를 홀로 두고 어느 남자와 함께 떠난 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집니다. 하지만 에미리 마저 교통사고로 어린 딸만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마니가 에미리의 딸을 거두어 지극정성으로 키웠지만 너무나도 쇠약해져 마니는 손녀를 홀로 두고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 손녀가 안나였고, 안나는 환상 속에서 자신의 외할머니인 '마니'를 만났던 것이었습니다. 안나는 마니를 만나던 과정 속에서 긍정적인 소녀로 변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이어나가는 등 개인적인 성장을 하였고, 외할머니가 자신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내면적인 성장을 도와주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는 안나가 언덕 위에 서서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마니와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추억의 마니>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엄청난 감동은 물론이고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소중한 누군가 또는 무언가와 작별을 고한 후에도 인생을 앞으로 나아가고 새로운 연결과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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